MAC 주소는 네트워크에 연결된 장치를 구분하기 위해 사용되는 고유한 식별자다. 컴퓨터, 스마트폰, 태블릿, 프린터처럼 네트워크에 참여하는 거의 모든 장치는 하나 이상의 MAC 주소를 가진다. 이 주소는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이름이나 IP 주소와 달리, 네트워크 장치 자체를 식별하기 위한 기술적인 기준으로 사용된다.

MAC 주소는 Media Access Control Address의 약자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네트워크 매체에 대한 접근을 제어하기 위한 주소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일반적으로 48비트 길이를 가지며, 이를 16진수로 표현해 00:1A:2B:3C:4D:5E와 같은 형태로 나타낸다. 각 두 자리의 16진수는 1바이트를 의미하고, 이 여섯 개의 바이트가 하나의 MAC 주소를 구성한다.

이 주소의 가장 중요한 특징은 “장치 단위의 식별자”라는 점이다. IP 주소가 네트워크 환경에 따라 바뀔 수 있는 논리적인 주소라면, MAC 주소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카드(NIC)에 부여된 물리적인 주소다. 보통 장치가 출고될 때 제조사에 의해 정해지며, 이론적으로는 전 세계에서 중복되지 않도록 관리된다. 그래서 MAC 주소는 흔히 주민등록번호에 비유되지만, 실제로는 네트워크 인터페이스 하나하나에 붙는 일련번호에 더 가깝다.

MAC 주소가 필요한 이유는 네트워크 통신이 실제로 이루어지는 방식과 관련이 있다. 우리가 인터넷을 사용할 때는 보통 IP 주소를 기준으로 통신한다고 생각하지만, 같은 네트워크 안에서 데이터가 오갈 때는 MAC 주소가 직접적으로 사용된다. 예를 들어 같은 와이파이에 연결된 두 기기가 서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때, 데이터 프레임은 최종적으로 상대 장치의 MAC 주소를 목적지로 삼아 전달된다.

이 과정은 OSI 7계층 모델 중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 이루어진다. 이 계층에서는 IP 주소보다 한 단계 아래의 개념인 MAC 주소를 사용해, 실제 물리적 네트워크 상에서 데이터가 어느 장치로 가야 하는지를 판단한다. IP 주소는 “어느 네트워크에 있는 누구”를 나타내고, MAC 주소는 “그 네트워크 안에서 정확히 어느 장치”를 가리킨다고 이해하면 흐름이 자연스럽다.

MAC 주소의 구조를 조금 더 들여다보면,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다른 역할을 한다. 앞의 24비트는 OUI(Organizationally Unique Identifier)라고 하며, 제조사를 식별하는 코드다. 이를 통해 이 네트워크 인터페이스가 어느 회사에서 만들어졌는지 알 수 있다. 뒤의 24비트는 해당 제조사가 장치마다 고유하게 부여하는 일련번호다. 이 구조 덕분에 서로 다른 제조사가 같은 번호를 사용하더라도 전체 MAC 주소가 겹치지 않도록 관리된다.

이러한 설계는 대규모 네트워크 환경에서 특히 중요하다. 수많은 장치가 동시에 연결되는 상황에서, 각 장치를 확실하게 구분할 수 있는 기준이 없다면 데이터 전달은 쉽게 혼란에 빠진다. MAC 주소는 이 문제를 비교적 단순하면서도 확실한 방식으로 해결해 준다. 네트워크 스위치는 들어오는 데이터 프레임의 출발지 MAC 주소를 학습하고, 이를 바탕으로 어느 포트에 어떤 장치가 연결되어 있는지를 기억한다. 그 결과 불필요한 브로드캐스트를 줄이고 효율적인 통신이 가능해진다.

일상적인 네트워크 사용에서도 MAC 주소는 여러 방식으로 활용된다. 공유기 설정 화면에서 특정 기기의 접속을 허용하거나 차단할 때, 흔히 MAC 주소 기반 필터링 기능을 사용한다. IP 주소는 바뀔 수 있지만 MAC 주소는 상대적으로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이 장치만 허용”하거나 “이 장치는 차단”하는 기준으로 적합하다. 회사나 학교 네트워크에서 보안 관리를 할 때도 이 특성이 활용된다.

다만 MAC 주소가 절대적으로 안전한 식별자라고 보기는 어렵다. 소프트웨어적으로 MAC 주소를 변경하거나 위조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운영체제나 네트워크 설정을 통해 임시로 다른 MAC 주소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고,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무작위 MAC 주소를 사용하는 기능이 기본으로 제공되기도 한다. 특히 공공 와이파이 환경에서 사용자의 이동 경로를 추적하는 문제를 줄이기 위해, 스마트폰은 주기적으로 MAC 주소를 바꾸는 방식을 사용한다.

이러한 변화는 MAC 주소의 “물리적 주소”라는 이미지와 다소 어긋나 보일 수 있지만, 네트워크 환경이 복잡해지면서 자연스럽게 등장한 흐름이다. 중요한 점은 MAC 주소가 여전히 네트워크 내부 통신의 기본 단위라는 사실이다. 주소가 고정이든 가변이든, 데이터 링크 계층에서 장치를 식별하고 프레임을 전달하는 역할 자체는 변하지 않는다.

MAC 주소와 IP 주소의 관계를 함께 이해하면 네트워크 전반이 더 또렷해진다. 사용자가 웹사이트 주소를 입력하면, 도메인은 IP 주소로 변환되고, 이 IP 주소를 기반으로 패킷이 네트워크를 이동한다. 하지만 로컬 네트워크에 도착한 이후에는 ARP(Address Resolution Protocol)라는 과정을 통해 IP 주소가 다시 MAC 주소로 대응된다. 이 과정이 있어야 실제 장치 간 데이터 전달이 가능하다.

결국 MAC 주소는 눈에 잘 띄지 않지만, 네트워크가 정상적으로 작동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기초 요소다. 사용자는 IP 주소나 도메인 이름만 인식해도 충분하지만, 그 아래에서는 MAC 주소가 묵묵히 장치들을 구분하고 데이터를 정확한 위치로 안내하고 있으며, 이 역할 덕분에 복잡한 네트워크 환경에서도 통신이 일관된 규칙 아래에서 이루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