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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의 학습 원리, 데이터만 주면 정말 스스로 배우는 걸까?

PC와 인터넷

 

AI의 학습 원리를 처음 접하면 조금 묘한 느낌이 듭니다. 컴퓨터가 수많은 데이터를 읽고, 어느 순간 스스로 규칙을 깨달아 똑똑해지는 장면을 떠올리기 쉽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실제 과정은 그보다 훨씬 기계적입니다. AI는 무엇인가를 보고 감탄하거나, 실패를 부끄러워하거나, 스스로 공부해야겠다고 결심하지 않습니다. 입력을 받아 결과를 예측하고, 그 예측이 얼마나 틀렸는지 계산한 다음, 다음번에는 조금 덜 틀리도록 내부의 숫자를 조정합니다.

이 과정을 매우 많이 반복하면 흥미로운 변화가 나타납니다. 처음에는 엉뚱한 답만 내놓던 모델이 사진 속 사물을 구분하고, 사람의 문장을 번역하며, 질문에 맞는 글까지 만들기 시작합니다.

그렇다면 여기서 한 가지 질문이 생깁니다. 단순히 숫자를 조정하는 일이 어떻게 우리가 ‘지능’이라고 부를 만한 결과로 이어지는 것일까요?

AI의 학습 원리를 한 문장으로 설명한다면

AI의 학습 원리는 다음과 같이 정리할 수 있습니다.

주어진 데이터에서 예측을 만들고, 예측과 목표 사이의 오차를 줄이도록 모델 내부의 값을 반복해서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이 문장에는 AI 학습을 이해하는 데 필요한 요소가 거의 모두 들어 있습니다. 데이터가 있고, 데이터를 처리하는 모델이 있으며, 모델이 내놓은 예측이 있습니다. 그리고 그 예측을 평가하는 기준과 내부 값을 수정하는 과정이 뒤따릅니다.

사람이 시험을 본 뒤 틀린 문제를 확인하고 공부 방법을 바꾸는 모습과 어느 정도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다만 AI는 틀린 이유를 문장으로 반성하지 않습니다. 오차가 어느 방향에서 발생했는지 수학적으로 계산하고, 수많은 내부 변수에 그 책임을 나누어 반영합니다.

이 차이를 알아두면 “AI가 스스로 배운다”라는 표현도 조금 다르게 들립니다. AI가 학습하는 것은 맞지만, 사람처럼 목적을 세우고 의미를 해석하며 배우는 과정과는 상당한 거리가 있습니다.

왜 AI가 배우는 방식을 알아야 할까?

AI를 사용할 때 우리는 결과부터 봅니다. 질문을 입력했더니 자연스러운 답이 나오고, 몇 줄의 요청만으로 그림이나 문서가 만들어집니다. 과정이 보이지 않으니 결과가 더 신비롭게 느껴질 수밖에 없습니다.

문제는 자연스러운 결과가 언제나 정확한 결과는 아니라는 데 있습니다. AI가 어떻게 학습하는지 모르면 유창한 문장을 지식의 증거로 받아들이기 쉽습니다. 반대로 원리를 어느 정도 이해하면, AI가 잘할 가능성이 높은 일과 확인이 필요한 일을 구분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생성형 AI가 그럴듯하지만 틀린 답을 내놓았다고 가정해 보겠습니다. 이를 단순한 고장으로만 생각하면 대응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AI가 사실을 직접 확인하는 기계가 아니라, 학습한 패턴에 따라 다음 내용을 예측하는 모델이라는 점을 알면 오류가 생긴 이유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프롬프트를 구체적으로 써야 하는 이유도 마찬가지입니다. 질문이 모호하면 모델이 참고해야 할 패턴의 범위가 넓어집니다. 반대로 목적, 대상, 형식, 조건을 분명하게 제시하면 가능한 답의 범위가 좁아지고 결과가 안정될 가능성이 커집니다.

AI의 학습 원리는 기술자만 알아야 할 전문 지식이 아닙니다. AI가 만든 답을 어디까지 믿을 것인지 판단하는 기본적인 사용 설명서에 가깝습니다.

모든 AI가 학습하는 것은 아닙니다

AI라는 말은 생각보다 넓은 범위를 가리킵니다. 정해진 규칙에 따라 움직이는 프로그램도 인공지능의 한 형태로 분류될 수 있고, 데이터를 통해 규칙을 찾아가는 머신러닝 시스템도 AI에 포함됩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램은 사람이 규칙을 직접 작성합니다. 예를 들어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할인율을 적용하는 시스템을 만든다면, 개발자가 조건과 결과를 코드로 정합니다.

“구매 금액이 10만 원 이상이면 10%를 할인한다”는 식입니다. 입력이 들어오면 프로그램은 이미 작성된 규칙을 따라 결과를 내놓습니다.

하지만 사진 속 고양이를 구별하는 규칙을 사람이 모두 작성하려고 하면 문제가 복잡해집니다. 고양이의 귀 모양, 털 색깔, 눈의 위치, 자세, 배경, 조명은 사진마다 달라집니다. 가능한 조건을 사람이 일일이 정의하기는 어렵습니다.

머신러닝은 이 문제를 다른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사람이 고양이의 특징을 모두 규칙으로 적어주는 대신, 고양이 사진과 고양이가 아닌 사진을 충분히 보여줍니다. 모델은 수많은 사례에서 두 집단을 구분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패턴을 찾아갑니다.

전통적인 프로그래밍에서는 사람이 규칙을 만들고 컴퓨터가 적용합니다. 머신러닝에서는 사람이 데이터와 학습 목표를 준비하고, 컴퓨터가 그 안에서 유용한 규칙을 수치적인 형태로 찾아냅니다.

여기서 중요한 점이 있습니다. AI가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세상의 법칙을 발견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데이터를 사용할지, 무엇을 정답으로 볼지, 어떤 구조의 모델을 사용할지, 어떤 방식으로 성능을 평가할지는 여전히 사람이 결정합니다.

AI는 데이터를 어떻게 학습하나요?

“AI는 데이터를 어떻게 학습하나요?”라는 질문에 답하려면 전체 흐름부터 보는 편이 좋습니다. 세부 기술은 복잡하지만 기본 구조는 비교적 단순합니다.

  1. 학습 데이터를 모델에 넣습니다.
  2. 모델이 현재 상태에서 결과를 예측합니다.
  3. 예측과 목표 사이의 차이를 계산합니다.
  4. 오차에 영향을 준 내부 값을 찾습니다.
  5. 오차가 줄어드는 방향으로 값을 조금 수정합니다.
  6. 이 과정을 많은 데이터에 대해 반복합니다.

처음 학습을 시작한 모델의 내부 값은 적절하게 조정되어 있지 않습니다. 따라서 결과도 거의 무작위에 가깝습니다.

고양이와 강아지를 구분하는 모델이라면 고양이 사진을 보고도 강아지라고 답할 수 있습니다. 이때 정답이 고양이라는 정보와 모델의 예측을 비교하면, 모델이 얼마나 틀렸는지 계산할 수 있습니다.

그다음에는 틀린 결과에 영향을 준 내부 값들을 조금씩 바꿉니다. 다시 같은 종류의 사진을 보았을 때 고양이일 가능성을 이전보다 높게 판단하도록 만드는 것입니다.

한 번의 수정으로 학습이 끝나지는 않습니다. 어떤 사진에서는 귀 모양이 도움이 되지만, 다른 사진에서는 털의 질감이나 눈 주변의 형태가 더 중요한 단서가 될 수 있습니다. 모델은 다양한 사례를 반복해서 접하면서 어느 특징을 얼마나 반영해야 하는지 조절합니다.

이런 반복이 쌓이면 모델은 처음 보는 사진에 대해서도 판단을 시도할 수 있습니다. 학습 데이터를 그대로 외운 것이 아니라, 여러 사례에 공통으로 나타나는 패턴을 어느 정도 찾아냈기 때문입니다.

이 능력을 일반화라고 합니다. AI 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학습한 문제를 다시 맞히는 것이 아니라, 보지 못한 새로운 문제에도 배운 규칙을 적용하는 것입니다.

학습 데이터는 AI가 바라보는 세계입니다

AI가 무엇을 배울지는 학습 데이터와 밀접하게 연결됩니다. 모델은 데이터 밖의 세계를 직접 경험하지 못하기 때문입니다.

사진을 학습한 모델에게 세계는 픽셀 값의 배열로 주어집니다. 언어 모델에게 세계는 문장과 단어, 문서에 나타난 기호의 흐름으로 전달됩니다. 음성 인식 모델은 소리의 파형에서 반복되는 특징을 찾습니다.

따라서 데이터는 단순한 재료가 아닙니다. AI가 세상을 바라볼 수 있게 만드는 창에 가깝습니다.

만약 학습 데이터가 특정 상황에만 치우쳐 있다면 모델의 판단도 그 범위를 벗어나기 어렵습니다. 밝은 낮에 찍은 고양이 사진만 학습한 모델은 어두운 밤이나 특이한 각도에서 촬영된 고양이를 잘 알아보지 못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에 오류가 많다면 그 오류도 학습에 영향을 줍니다. 고양이 사진에 강아지라는 잘못된 표시가 반복해서 붙어 있다면 모델은 혼란스러운 기준을 배우게 됩니다.

데이터의 양이 많다고 해서 이 문제가 자동으로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비슷한 데이터만 수없이 반복되면 학습 범위는 넓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잘못된 편향이 더 강해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래서 학습 데이터를 평가할 때는 양뿐 아니라 다양성, 정확성, 대표성, 중복 정도를 함께 살펴야 합니다. 모델이 실제로 사용될 환경과 학습 데이터의 환경이 얼마나 비슷한지도 중요합니다.

AI의 성능을 모델 구조만으로 설명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같은 신경망이라도 어떤 데이터를 어떻게 구성해서 학습했는지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습니다.

신경망은 무엇을 학습하는가?

딥러닝을 설명할 때 빠지지 않는 말이 신경망입니다. 이름 때문에 인간의 뇌를 디지털 형태로 그대로 옮긴 기술처럼 느껴지기도 합니다.

그러나 인공 신경망의 뉴런은 실제 뇌세포를 정교하게 복제한 것이 아닙니다. 생물학적 신경세포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단순한 계산 단위에 가깝습니다.

신경망은 입력된 숫자에 여러 계산을 적용해 출력을 만드는 구조입니다. 이 과정에서 입력의 중요도를 조절하는 값이 사용되는데, 이를 보통 가중치라고 부릅니다. 여기에 계산의 기준점을 이동시키는 편향이라는 값도 함께 사용됩니다.

쉽게 생각하면 신경망 안에 매우 많은 조절 손잡이가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손잡이는 특정 입력의 영향을 크게 만들고, 다른 손잡이는 그 영향을 줄입니다.

학습이 시작되기 전에는 이 손잡이들이 적절한 위치에 놓여 있지 않습니다. 모델은 데이터를 볼 때마다 결과를 확인하고, 손잡이를 아주 조금씩 돌려 나갑니다.

여러 층으로 이루어진 신경망에서는 앞쪽 층이 비교적 단순한 특징을 포착하고, 뒤쪽 층이 이를 조합해 더 복잡한 특징을 표현할 수 있습니다. 이미지 모델을 예로 들면 초기 층에서는 선이나 방향, 밝기 차이 같은 특징이 나타날 수 있고, 더 깊은 층에서는 형태나 사물의 일부와 관련된 표현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다만 각 층이 언제나 사람이 이해하기 쉬운 개념 하나씩을 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가중치 하나에 ‘고양이’라는 지식이 저장되는 식도 아닙니다.

모델의 지식은 수많은 가중치에 분산된 형태로 표현됩니다. 하나의 개념이 여러 부분에 걸쳐 나타날 수 있고, 하나의 가중치가 여러 판단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이 때문에 신경망 내부를 완전히 해석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모델이 좋은 답을 냈다는 사실은 확인할 수 있어도, 어떤 내부 표현을 거쳐 그 답에 도달했는지 사람의 언어로 분명하게 설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

손실 함수는 모델의 채점 기준입니다

AI가 더 나은 방향으로 학습하려면 먼저 현재 답이 얼마나 나쁜지 알아야 합니다. 이를 수치로 표현하는 장치가 손실 함수입니다.

손실 함수는 모델의 예측과 목표 사이의 차이를 계산합니다. 예측이 목표에 가까우면 손실이 작아지고, 멀어지면 손실이 커집니다.

시험에 비유하면 손실 함수는 단순한 점수표보다 조금 더 구체적인 채점 기준입니다. 맞았는지 틀렸는지만 알려주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는지를 숫자로 보여줍니다.

모델의 학습 목표는 대체로 이 손실 값을 줄이는 것입니다. 손실이 줄어들면 학습 데이터에 대한 예측이 목표에 가까워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손실이 작다는 사실만으로 모델이 현실을 제대로 이해했다고 단정할 수는 없습니다. 무엇을 손실로 정의했는지에 따라 모델이 추구하는 방향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조회 시간을 늘리는 것을 목표로 설계된 추천 시스템은 사용자가 오래 머물 가능성이 높은 콘텐츠를 추천하려 할 것입니다. 그러나 사용자가 오래 머문다는 사실이 만족도나 삶의 질까지 높아졌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모델은 주어진 목표를 스스로 윤리적으로 해석하지 않습니다. 측정하도록 설계된 값을 줄이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움직일 뿐입니다.

따라서 AI를 평가할 때는 “성능이 좋은가?”라는 질문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무엇을 성능으로 정의했는가?”를 함께 물어야 합니다.

역전파와 경사하강법은 어떻게 작동할까?

손실을 계산했다면 이제 내부 값을 수정해야 합니다. 문제는 신경망 안에 조정해야 할 값이 매우 많다는 점입니다.

어떤 가중치를 어느 방향으로 얼마나 움직여야 손실이 줄어드는지 알아내야 합니다. 이때 사용되는 대표적인 계산 방법이 역전파입니다.

모델은 먼저 입력에서 출력 방향으로 계산을 진행합니다. 이를 순전파라고 합니다. 입력 데이터를 여러 층에 통과시켜 예측 결과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예측 결과가 나오면 손실 함수로 오차를 계산합니다. 그다음 출력 쪽에서 입력 쪽으로 거슬러 올라가며 각 가중치가 오차에 얼마나 영향을 주었는지 계산합니다. 이 과정이 역전파입니다.

역전파는 각각의 가중치를 바꿨을 때 손실이 어느 방향으로 변할지를 알려줍니다. 수학적으로는 기울기, 즉 그래디언트를 계산한다고 표현합니다.

산 위에서 아래로 내려가는 장면을 떠올려 볼 수 있습니다. 현재 위치에서 어느 방향의 경사가 가장 가파르게 내려가는지 확인하고, 그쪽으로 조금 이동하는 방식입니다.

손실이 높은 지점이 산 위쪽이고 손실이 낮은 지점이 골짜기라면, 모델은 더 낮은 곳을 향해 이동하려 합니다. 이러한 최적화 원리를 경사하강법이라고 부릅니다.

역전파와 경사하강법은 같은 말이 아닙니다. 역전파는 각 가중치의 기울기를 효율적으로 계산하는 방법이고, 경사하강법은 계산된 기울기를 이용해 가중치를 수정하는 원리입니다.

실제 학습에서는 경사하강법을 발전시킨 여러 최적화 기법이 사용됩니다. 중요한 것은 이름을 외우는 일이 아닙니다. 모델이 한 번에 완벽한 답을 찾는 것이 아니라, 현재 위치에서 손실이 줄어들 가능성이 있는 방향으로 조금씩 움직인다는 점입니다.

이때 한 번에 움직이는 크기를 학습률이라고 합니다. 학습률이 지나치게 크면 좋은 지점을 지나쳐 학습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반대로 너무 작으면 학습 속도가 느려지거나 충분히 좋은 지점에 도달하지 못할 수 있습니다.

데이터 전체를 한꺼번에 계산하기도 어렵습니다. 그래서 데이터를 작은 묶음으로 나누어 학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작은 묶음을 배치라고 하며, 전체 데이터를 한 차례 사용하는 것을 한 에포크라고 부릅니다.

결국 신경망 학습은 예측하고, 틀린 정도를 계산하고, 내부 값을 수정하는 순환입니다. 규모가 커질수록 계산은 복잡해지지만 기본 원리는 크게 달라지지 않습니다.

머신러닝과 딥러닝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인공지능, 머신러닝, 딥러닝은 자주 섞여 사용되지만 범위가 다릅니다.

인공지능은 컴퓨터가 판단, 탐색, 인식, 언어 처리처럼 지능적으로 보이는 작업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넓은 분야입니다. 머신러닝은 그중에서도 데이터를 이용해 규칙이나 패턴을 학습하는 방법을 가리킵니다.

딥러닝은 머신러닝에 포함됩니다. 여러 층으로 구성된 인공 신경망을 활용해 복잡한 특징을 학습하는 접근입니다.

관계를 간단히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인공지능 안에 머신러닝이 있고, 머신러닝 안에 딥러닝이 있습니다.

예전의 머신러닝에서는 사람이 중요한 특징을 미리 설계하는 일이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이메일이 스팸인지 판별하려면 특정 단어의 출현 횟수, 링크 수, 발신자 정보 같은 특징을 사람이 정해 모델에 제공하는 식입니다.

딥러닝에서는 원본에 가까운 데이터를 입력하고, 필요한 특징도 신경망이 학습하도록 만들 수 있습니다. 이미지의 픽셀, 음성의 파형, 문장의 토큰을 여러 층에서 변환하면서 작업에 필요한 표현을 구성합니다.

그렇다고 딥러닝이 언제나 더 좋은 것은 아닙니다. 데이터가 적거나 결과를 명확하게 설명해야 하는 문제에서는 비교적 단순한 머신러닝 모델이 더 적합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가장 복잡한 모델을 선택하는 일이 아닙니다. 해결하려는 문제, 데이터의 규모와 특성, 설명 가능성, 계산 비용에 맞는 방법을 선택하는 것입니다.

AI가 배우는 방식은 하나가 아닙니다

AI 학습은 정답을 제공하는 방식과 피드백의 형태에 따라 여러 종류로 나뉩니다. 현실의 AI 시스템은 이 방법들을 하나만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방식을 결합하기도 합니다.

지도 학습

지도 학습에서는 입력 데이터와 정답을 함께 제공합니다. 고양이 사진에는 ‘고양이’, 강아지 사진에는 ‘강아지’라는 표시를 붙이는 방식입니다.

모델은 자신의 예측과 정답을 비교하면서 오차를 줄입니다. 이미지 분류, 가격 예측, 특정 조건에 대한 판정 등에 널리 활용됩니다.

장점은 목표가 비교적 분명하다는 것입니다. 반면 정답이 표시된 데이터를 충분히 만드는 데 많은 시간과 비용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정답을 누가, 어떤 기준으로 정했는지도 살펴봐야 합니다. 라벨 자체가 모호하거나 평가자의 판단이 편향되어 있다면 모델은 그 기준까지 함께 학습할 수 있습니다.

비지도 학습

비지도 학습에서는 명시적인 정답 없이 데이터 안의 구조를 찾습니다. 서로 비슷한 데이터를 묶거나, 데이터가 어떤 형태로 분포하는지 발견하는 방식입니다.

고객 데이터를 여러 집단으로 나누되 “이 고객은 반드시 A그룹에 속한다”는 정답을 미리 주지 않는 사례를 생각할 수 있습니다. 모델이 구매 패턴이나 행동의 유사성을 바탕으로 군집을 형성합니다.

다만 모델이 만든 집단이 현실적으로 의미 있는지는 사람이 다시 해석해야 합니다. 수학적으로 잘 나뉜 집단이 실제 업무에서도 유용하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자기지도 학습

자기지도 학습은 데이터 자체에서 학습 목표를 만들어냅니다. 별도의 사람이 모든 정답을 표시하지 않아도 대규모 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문장의 일부를 가리고 가려진 내용을 맞히게 하거나, 앞부분을 보고 다음에 올 내용을 예측하게 하는 방식이 대표적입니다. 정답은 원래 데이터 안에 이미 들어 있습니다.

대규모 언어 모델의 사전 학습도 자기지도 학습의 성격을 가집니다. 많은 텍스트에서 다음 토큰을 예측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언어의 구조와 다양한 개념 사이의 관계를 학습합니다.

강화 학습

강화 학습에서는 에이전트가 환경에서 행동하고, 그 결과에 따라 보상을 받습니다. 모델은 장기적으로 더 큰 보상을 얻는 행동 전략을 학습하려 합니다.

게임에서 승리하면 높은 보상을 받고 불리한 행동에는 낮은 보상을 받는 상황을 떠올리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로봇 제어, 자원 배분, 의사결정 문제 등에 활용될 수 있습니다.

다만 보상 기준을 잘못 설계하면 모델이 사람이 원했던 목적과 다른 방식으로 점수를 높이려 할 수 있습니다. 모델이 규칙을 어긴다고 보기보다는, 주어진 보상 함수를 예상보다 충실하게 최적화한 결과일 수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문장을 어떻게 학습할까?

생성형 AI, 특히 대규모 언어 모델의 학습 원리는 겉보기보다 단순한 목표에서 출발합니다. 앞에 나온 내용을 바탕으로 다음에 올 토큰을 예측하는 것입니다.

토큰은 모델이 문장을 처리하는 기본 단위입니다. 하나의 단어가 하나의 토큰이 될 수도 있지만, 단어의 일부나 문장 부호가 별도의 토큰으로 나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하늘이 맑아서 산책을”이라는 문장이 주어졌다면 다음에 “나갔습니다”, “했습니다”, “가고 싶었습니다” 같은 표현이 올 가능성을 계산합니다. 모델은 여러 후보에 확률을 부여하고 그중 하나를 선택해 문장을 이어갑니다.

학습 과정에서는 실제 문장에 등장한 다음 토큰과 모델의 예측을 비교합니다. 모델이 실제 토큰에 낮은 확률을 주었다면 손실이 커지고, 높은 확률을 주었다면 손실이 작아집니다.

그렇다면 언어 모델은 단순한 자동완성 기계일까요?

출발점만 보면 자동완성과 비슷합니다. 그러나 매우 다양한 문맥에서 다음 내용을 정확히 예측하려면 문법, 문체, 문장 구조, 단어의 관계뿐 아니라 텍스트에 담긴 개념과 배경 패턴도 어느 정도 표현해야 합니다.

“그는 우산을 챙겼다”라는 다음 문장을 잘 예측하려면 앞 문장에 비가 올 가능성을 암시하는 표현이 있었는지 살펴야 합니다. 등장인물이 누구인지, 어떤 사건이 이어지고 있는지도 문맥에 따라 중요해집니다.

학습 데이터의 범위와 모델의 표현 능력이 커질수록 단순한 단어 연결만으로는 낮은 손실을 달성하기 어렵습니다. 더 긴 문맥과 개념 간 관계를 활용하는 내부 표현이 유리해질 수 있습니다.

언어 모델은 토큰을 그대로 문자로만 다루지 않습니다. 각 토큰을 여러 숫자로 이루어진 벡터 형태로 변환합니다. 이를 임베딩이라고 합니다.

임베딩 공간에서는 사용되는 문맥이 비슷한 표현들이 관련된 위치나 방향성을 갖도록 학습될 수 있습니다. 덕분에 모델은 완전히 같은 단어가 아니더라도 문맥상 비슷한 역할을 하는 표현을 연결할 수 있습니다.

현재 널리 알려진 언어 모델 구조에서는 어텐션이라는 방식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어텐션은 문장을 처리할 때 현재 토큰과 관련이 큰 다른 토큰에 어느 정도 주의를 배분할지 계산합니다.

“영희는 책을 책상 위에 올려놓고 그것을 다시 펼쳤다”라는 문장에서 ‘그것’이 무엇을 가리키는지 판단하려면 앞부분의 관련 표현을 참고해야 합니다. 어텐션은 이런 문맥 관계를 계산하는 데 도움을 줍니다.

모델은 토큰을 하나 생성한 뒤, 방금 생성한 토큰을 다시 문맥에 포함해 다음 토큰을 예측합니다. 이 과정을 반복하면 문장과 문단이 만들어집니다.

즉, 완성된 답변이 머릿속에 먼저 존재한 뒤 한꺼번에 출력되는 것은 아닙니다. 한 단계씩 다음 내용을 선택하면서 전체 응답이 형성됩니다.

사전 학습만으로 대화형 AI가 완성되지는 않습니다

대규모 텍스트로 다음 토큰 예측을 학습한 모델은 언어의 다양한 패턴을 익힐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 상태만으로는 사람의 질문에 친절하게 답하거나, 지시를 안정적으로 따르는 대화형 AI가 되기 어렵습니다.

사전 학습 데이터에는 질문과 답변뿐 아니라 기사, 소설, 코드, 광고, 논쟁, 잘못된 정보 등 다양한 형태의 텍스트가 섞여 있을 수 있습니다. 모델은 어떤 문장이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지보다, 어떤 표현이 문맥상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지를 먼저 학습합니다.

그래서 사전 학습 이후에는 원하는 응답 형식을 가르치는 추가 학습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질문과 바람직한 답변의 예시를 사용해 지시를 따르는 능력을 조정하는 방식입니다.

사람의 선호 데이터를 활용해 여러 답변 중 더 도움이 되고 안전한 답변을 선택하도록 학습시키기도 합니다. 강화 학습이나 다른 선호 최적화 방식이 이 과정에 사용될 수 있습니다.

이를 흔히 정렬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모델의 행동을 사람의 의도와 기대에 더 잘 맞추기 위한 조정입니다.

다만 정렬을 거쳤다고 해서 모델이 인간의 가치관을 완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은 아닙니다. 특정 상황에서 바람직하다고 평가된 응답 패턴을 더 잘 따르도록 조정된 것으로 보는 편이 정확합니다.

AI는 데이터를 외우는 걸까, 이해하는 걸까?

AI 학습을 설명하다 보면 두 가지 극단적인 주장과 만나게 됩니다. 하나는 AI가 데이터를 그대로 복사해 붙여 넣을 뿐이라는 주장이고, 다른 하나는 AI가 사람처럼 모든 내용을 이해한다는 주장입니다.

실제 모습은 그 사이에 더 가깝습니다.

모델은 모든 학습 문장을 검색 가능한 문서처럼 차곡차곡 저장하는 데이터베이스가 아닙니다. 학습 과정에서 텍스트에 반복되는 관계와 패턴이 가중치에 분산된 형태로 반영됩니다.

그래서 배운 문장을 그대로 재현하지 않고도 새로운 문장을 조합해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 보는 질문에도 학습한 패턴을 적용해 답을 구성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암기가 전혀 일어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학습 데이터에 특정 문장이 반복해서 등장하거나 매우 독특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면, 모델이 그 내용을 재현할 가능성이 생길 수 있습니다.

학습의 목표는 암기보다 일반화에 있지만, 큰 모델이 방대한 데이터를 학습하는 과정에서 일부 정보가 암기되는 현상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렵습니다. 개인정보나 저작물과 관련해 학습 데이터의 관리가 중요한 이유 중 하나입니다.

‘이해’라는 단어도 조심해서 사용해야 합니다. 언어 모델은 단어와 문맥 사이의 복잡한 관계를 활용하고, 여러 단계를 거쳐 문제를 해결하는 듯한 출력을 만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능력이 인간의 경험, 감각, 목적의식과 같은 방식의 이해를 의미하는지는 별개의 문제입니다. 모델이 기능적으로 개념을 다룰 수 있다는 사실과 인간처럼 의미를 경험한다는 주장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AI를 단순한 복사기라고만 보면 실제 능력을 과소평가하게 됩니다. 반대로 사람과 같은 이해를 가진 존재로 간주하면 결과를 과도하게 신뢰할 수 있습니다.

AI는 사람처럼 생각하며 배우나요?

AI의 학습과 인간의 학습에는 비슷해 보이는 부분이 있습니다. 경험을 반복하면서 성능이 좋아지고, 이전 사례에서 얻은 패턴을 새로운 문제에 적용한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학습의 조건과 과정은 크게 다릅니다.

사람은 비교적 적은 사례만 보고도 개념을 배울 수 있습니다. 아이는 몇 장의 사진만 보고도 새로운 동물을 구분하기 시작하며, 실제로 움직이고 만지고 질문하면서 개념을 수정합니다.

인간의 학습은 몸을 통한 경험, 감정, 사회적 관계, 목적, 기존 지식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단순히 정답을 맞히는 데 그치지 않고 “왜 그런가?”를 묻기도 합니다.

반면 대부분의 AI 모델은 설계된 데이터 형식과 학습 목표 안에서 패턴을 최적화합니다. 어떤 데이터를 더 공부해야 할지 스스로 삶의 목표를 세우는 것은 아닙니다.

AI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지만, 학습 환경과 다른 상황에서는 예상보다 쉽게 흔들릴 수 있습니다. 배경이 조금 달라지거나 질문 형식이 바뀌었을 때 성능이 크게 변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람의 학습을 그대로 모방했다고 보기보다는, 통계적 최적화를 통해 일부 지적 작업을 수행하는 전혀 다른 학습 체계를 만들었다고 보는 편이 자연스럽습니다.

그렇다고 인간과 다르다는 이유로 AI의 능력을 가볍게 볼 필요도 없습니다. 비행기는 새처럼 날개를 퍼덕이지 않지만 하늘을 날 수 있습니다. 작동 방식이 다르다고 해서 결과까지 무의미해지는 것은 아닙니다.

중요한 질문은 “AI가 정말 사람처럼 생각하는가?” 하나만이 아닙니다. 어떤 조건에서 안정적으로 작동하고, 어떤 조건에서 실패하며, 그 실패를 우리가 발견할 수 있는지도 함께 살펴야 합니다.

AI 학습과 추론은 어떻게 다른가요?

AI를 이해할 때 자주 혼동되는 개념이 학습과 추론입니다.

학습은 모델의 가중치를 조정하는 과정입니다. 많은 데이터를 입력하고, 손실을 계산하고, 역전파를 통해 내부 값을 반복적으로 수정합니다.

추론은 학습이 끝난 모델을 사용해 새로운 입력에 대한 결과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사용자가 질문을 입력했을 때 답변을 생성하는 일이 여기에 해당합니다.

학습할 때는 일반적으로 많은 계산 자원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반면 추론은 이미 조정된 가중치를 이용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빠르게 결과를 만들 수 있습니다.

대화 중 사용자가 새로운 사실을 알려주었다고 해서 모델이 곧바로 다시 학습되는 것은 아닙니다. 대화 내용은 현재 응답을 만들기 위한 문맥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일반적으로 그 사실이 모델의 가중치에 영구적으로 저장되는 것은 아닙니다.

일부 AI 서비스에는 대화 내용을 저장하는 기억 기능이나 외부 데이터베이스를 검색하는 기능이 붙을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기본 모델의 학습과 구분해야 합니다.

외부 문서를 검색해 답하는 시스템은 모델이 모든 내용을 새로 학습한 것이 아닙니다. 필요한 자료를 찾아 현재 문맥에 넣고, 모델이 그 자료를 바탕으로 답을 구성하도록 하는 방식일 수 있습니다.

따라서 “AI가 이 내용을 알고 있다”는 말에도 여러 의미가 섞여 있습니다. 가중치에 학습된 정보일 수도 있고, 현재 대화에서 받은 정보일 수도 있으며, 외부 검색 결과를 참고한 것일 수도 있습니다.

생성형 AI는 왜 틀린 답을 자신 있게 말하나요?

생성형 AI의 오류를 이해하려면 학습 목표를 다시 떠올려야 합니다. 언어 모델은 기본적으로 문맥에 어울리는 다음 토큰을 예측하도록 학습됩니다.

여기서 목표는 ‘사실인 문장’을 직접 판별하는 것이 아니라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표현’을 찾는 데 가깝습니다. 물론 사실에 맞는 문장이 학습 데이터에 많이 나타나면 정확한 답을 내놓을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그러나 그럴듯함과 사실성은 같은 기준이 아닙니다.

어떤 질문에 대한 정확한 정보가 부족하더라도 모델은 문장을 계속 생성할 수 있습니다. 관련 분야에서 자주 나타나는 표현과 문장 구조를 조합하면 겉보기에는 자연스러운 답이 만들어집니다.

이 과정에서 존재하지 않는 인물, 문헌, 통계, 사건을 만들어낼 수 있습니다. 이런 현상을 흔히 환각이라고 부릅니다.

모델이 거짓말을 하려는 의도를 가진 것은 아닙니다. 빈 부분을 사실 검증 없이 언어 패턴으로 채운 결과에 가깝습니다.

또한 모델이 사용하는 유창한 문체는 확신의 정도와 반드시 일치하지 않습니다. 사람은 불확실할 때 말투를 조심스럽게 바꾸기도 하지만, 언어 모델은 학습된 문장 패턴에 따라 자신감 있어 보이는 표현을 생성할 수 있습니다.

오류가 생기는 원인은 하나가 아닙니다. 학습 데이터에 잘못된 내용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고, 질문이 모호할 수도 있습니다. 오래되거나 드문 정보는 충분히 학습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으며, 복잡한 계산이나 긴 논리 과정에서 중간 단계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표현을 생성할 때 어느 정도 무작위성을 적용하는 설정도 결과에 영향을 줍니다. 다양한 답을 만들기 위해 선택 범위를 넓히면 창의적인 문장이 나올 수 있지만, 사실에서 벗어날 가능성도 함께 커질 수 있습니다.

그래서 생성형 AI의 답변을 평가할 때는 문장의 자연스러움과 근거의 신뢰성을 분리해서 봐야 합니다. 읽기 좋다는 사실은 정확하다는 증거가 아닙니다.

특히 의료, 법률, 금융, 안전처럼 잘못된 정보의 피해가 큰 영역에서는 원문 자료와 전문가 판단을 통한 확인이 필요합니다. AI의 답은 검토를 시작하는 자료가 될 수 있지만, 검증을 대신하는 최종 근거로 사용하기에는 위험한 경우가 있습니다.

데이터가 많으면 AI는 무조건 똑똑해질까?

데이터가 많아지면 모델이 더 다양한 패턴을 학습할 기회가 생깁니다. 그러나 데이터의 양과 지능을 단순히 같은 것으로 볼 수는 없습니다.

첫째, 데이터의 품질이 중요합니다. 오류가 많거나 중복된 데이터가 대부분이라면 학습 효율이 떨어질 수 있습니다.

둘째, 데이터의 범위가 중요합니다. 특정 언어, 문화, 상황에 치우친 데이터는 다른 환경에서 약점을 드러낼 가능성이 있습니다.

셋째, 학습 목표가 적절해야 합니다. 아무리 많은 데이터를 사용해도 실제로 원하는 능력과 학습 목표가 어긋나 있다면 좋은 결과를 얻기 어렵습니다.

넷째, 모델의 구조와 계산 능력도 데이터에서 유용한 패턴을 끌어낼 수 있어야 합니다. 작은 모델에 지나치게 복잡한 문제를 맡기면 충분한 표현 능력이 부족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모델이 지나치게 크고 학습 데이터가 부족하면 훈련 사례를 외우는 방향으로 흐를 수도 있습니다. 학습 데이터에서는 높은 성능을 보이지만 새로운 데이터에서 성능이 떨어지는 현상을 과적합이라고 합니다.

좋은 학습은 단순히 많이 보는 것이 아닙니다. 다양한 사례에서 반복되는 구조를 찾고, 처음 보는 상황에도 적용할 수 있는 형태로 정리하는 과정입니다.

AI는 상관관계와 인과관계를 구분할 수 있을까?

대부분의 머신러닝 모델은 데이터에서 함께 나타나는 패턴을 찾는 데 강합니다. 하지만 두 현상이 함께 나타난다는 사실만으로 하나가 다른 하나의 원인이라는 결론을 내릴 수는 없습니다.

예를 들어 아이스크림 판매량과 물놀이 사고가 같은 시기에 증가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아이스크림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더운 날씨라는 공통 요인이 두 현상에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AI도 데이터에 반복되는 상관관계를 학습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학습 데이터에 개입 실험이나 원인 구조에 대한 충분한 정보가 없다면, 단순한 동시 발생과 실제 원인을 혼동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언어 모델이 “왜”라는 질문에 자연스럽게 답한다고 해서 모든 경우에 인과관계를 검증했다는 뜻은 아닙니다. 학습한 설명 패턴을 바탕으로 그럴듯한 이유를 구성했을 수도 있습니다.

물론 AI가 인과적 문제를 전혀 다루지 못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적절한 데이터, 모델 구조, 실험 설계, 외부 도구가 결합되면 인과 추론을 지원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패턴 학습만으로 인과성이 자동으로 보장되지는 않습니다. 결과를 볼 때 “이 설명은 실제 원인을 확인한 것인가, 데이터에서 자주 함께 나타난 관계를 표현한 것인가?”를 구분해서 물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AI가 학습한 편향은 어디에서 올까?

AI는 데이터에서 규칙만 배우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에 반복되는 불균형도 함께 배울 수 있습니다. 사회에 존재하는 고정관념과 차별적 표현이 학습 자료에 포함되어 있다면, 모델의 출력에도 그 흔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편향은 단순히 공격적인 문장을 생성하는 문제로만 나타나지 않습니다. 특정 집단에 대한 추천 정확도가 낮거나, 일부 표현을 부정적인 맥락과 더 자주 연결하는 형태로도 드러날 수 있습니다.

데이터를 균형 있게 구성하고 추가 학습을 적용하면 문제를 줄일 수 있습니다. 출력 필터나 평가 체계를 도입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편향을 완전히 제거한다는 표현은 신중하게 사용해야 합니다. 무엇을 공정하다고 볼 것인지 자체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서로 다른 집단의 결과를 동일하게 만드는 것이 공정한 경우도 있고, 실제 조건의 차이를 반영해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나의 공정성 기준을 높이면 다른 기준과 충돌할 수도 있습니다.

결국 AI 편향은 기술적 오류이면서 동시에 사회적 판단의 문제입니다. 어떤 데이터를 포함할 것인지, 누구의 기준으로 결과를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선택이 모델 밖에서 이미 이루어집니다.

AI는 사회와 분리된 중립적인 공간에서 학습하지 않습니다. 사람이 남긴 데이터와 사람이 정한 목표를 통해 학습합니다.

AI가 잘 배우려면 무엇이 필요한가?

좋은 AI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단순히 큰 신경망과 많은 데이터를 준비하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먼저 문제가 명확해야 합니다. 무엇을 입력으로 받고 어떤 결과를 만들어야 하는지, 실패했을 때 어떤 피해가 생길 수 있는지 정의해야 합니다.

그다음에는 실제 사용 환경을 반영하는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학습 데이터와 현실의 데이터가 지나치게 다르면 실험에서는 높은 성능을 보였던 모델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평가 방법도 중요합니다. 하나의 평균 점수만 보면 특정 상황에서 발생하는 심각한 오류를 놓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집단과 예외 상황, 의도적으로 어려운 입력을 포함해 평가해야 합니다.

학습이 끝난 뒤에도 점검은 계속되어야 합니다. 현실의 언어, 행동, 시장 환경은 변할 수 있고 데이터 분포도 달라질 수 있습니다. 과거에 잘 작동하던 모델이 시간이 지나며 성능을 잃는 현상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인간의 감독이 필요합니다. 특히 결과가 사람의 권리, 안전, 기회에 영향을 주는 경우에는 모델 점수만으로 의사결정을 끝내기보다 검토와 이의 제기 절차를 마련하는 편이 바람직합니다.

AI 학습은 모델을 한 번 완성하고 끝내는 행사가 아닙니다. 문제 정의, 데이터 구성, 학습, 평가, 배포, 모니터링이 이어지는 순환 과정입니다.

학습 원리를 알면 AI를 더 잘 사용할 수 있습니다

AI의 내부 가중치를 사용자가 직접 조정할 수는 없더라도, 학습 원리를 이해하면 질문하는 방식과 결과를 검토하는 방식이 달라집니다.

첫째, 필요한 맥락을 구체적으로 제공하는 편이 좋습니다. AI는 사용자의 숨은 의도를 직접 알 수 없습니다. 대상 독자, 목적, 원하는 형식, 제외할 내용, 판단 기준을 알려주면 가능한 답의 범위를 좁힐 수 있습니다.

“보고서를 써 주세요”보다 “비전공 임원을 대상으로, 기술 용어를 줄이고, 비용과 위험을 중심으로 1,000자 분량의 보고서를 작성해 주세요”라는 요청이 더 안정적인 이유입니다.

둘째, 예시를 제공하면 도움이 됩니다. 모델은 예시에서 문체와 구조, 필요한 세부 수준을 추론할 수 있습니다. 말로 설명하기 어려운 기준을 한두 개의 좋은 예시로 보여주는 것이 더 효과적일 때도 있습니다.

셋째, 아이디어 생성과 사실 검증을 분리해야 합니다. 제목 후보, 초안, 비교 관점, 질문 목록을 만드는 일에는 생성형 AI가 유용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인용문, 통계, 법률, 최신 사건, 특정 인물의 발언은 원문을 확인해야 합니다.

넷째, 한 번의 답을 최종 결과로 받아들이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빠진 전제가 무엇인지 묻고, 반대 관점에서 검토하게 하고, 불확실한 부분을 따로 표시하게 하면 오류를 발견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다섯째, AI가 모를 수 있다는 점을 질문 안에 반영할 수 있습니다. “확인할 수 없는 내용은 추측하지 말고 불확실하다고 표시해 주세요”라는 조건을 넣으면 모든 오류가 사라지지는 않지만, 답변의 태도를 조정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좋은 프롬프트가 사실 검증을 대신하지는 않습니다. 프롬프트는 모델이 더 적절한 패턴을 선택하도록 돕는 장치이지, 존재하지 않는 지식을 만들어주는 마법의 주문은 아닙니다.

결국 AI는 무엇을 배우는가?

AI는 데이터를 사람처럼 읽고 의미를 깨닫는 방식으로 배우지 않습니다. 데이터 안에서 반복되는 관계를 수치적인 구조로 바꾸고, 주어진 목표를 더 잘 달성하도록 그 구조를 조정합니다.

이미지 모델은 픽셀 사이의 관계를 배우고, 언어 모델은 토큰과 문맥 사이의 관계를 학습합니다. 추천 모델은 사용자의 행동과 항목 사이에서 다음 선택을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되는 패턴을 찾습니다.

이 과정에서 놀라울 정도로 복잡한 능력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능력은 언제나 학습 데이터, 모델 구조, 최적화 목표, 평가 방식이라는 조건 안에서 형성됩니다.

AI의 결과만 보면 하나의 완성된 지성이 대답하는 것처럼 느껴질 수 있습니다. 내부를 들여다보면 수많은 예측과 오차 계산, 가중치 수정이 켜켜이 쌓여 있습니다.

그래서 AI를 이해하려면 두 가지 시선을 함께 가져야 합니다. 숫자를 조정하는 기계적 과정이 복잡한 능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출력이 진실과 이해를 자동으로 보장하지는 않는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AI의 학습 원리가 남기는 질문

AI의 학습 원리는 결국 예측과 수정의 반복입니다. 데이터가 들어오고, 모델이 결과를 만들고, 손실 함수가 차이를 계산하며, 역전파와 최적화 과정을 통해 가중치가 바뀝니다.

생성형 AI도 이 흐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다음 토큰을 더 잘 예측하기 위해 문장 구조와 개념의 관계를 학습하고, 추가 조정을 통해 사람의 요청을 따르는 능력을 갖춰갑니다.

다만 무엇을 학습했는지와 무엇을 이해했는지는 같은 질문이 아닙니다. 높은 정확도와 진실성도 같지 않으며, 자연스러운 말투와 확신할 만한 근거 역시 구분해야 합니다.

앞으로 AI의 능력이 더 좋아질수록 이 구분은 오히려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결과가 어설플 때는 누구나 의심하지만, 결과가 매끄러울수록 의심해야 할 이유가 잘 보이지 않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AI가 얼마나 똑똑한지만 물을 것이 아니라, 어떤 데이터에서 무엇을 목표로 배웠으며 어느 조건에서 실패하는지도 물어야 합니다.

AI를 제대로 바라보는 일은 기계를 사람처럼 믿는 데서 시작되지 않습니다. 무엇을 배웠고, 무엇을 배우지 못했는지 묻는 데서 시작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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